🏡 삼남매의 고군분투: 경기도 탈출기

"왜 이렇게 답답하지?"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는 우리 모두가 한 번쯤 느껴본 감정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삼남매가 살아가는 현실은 서울과 멀리 떨어진 경기도 산포. 그 거리감이 이들의 모든 갈증의 출발점이다.

🚗 창이의 외침: "자차 없이는 해방 없다"

큰형 창이는 회사와 집을 오가며 매일같이 2시간 이상을 소비한다. 그는 말한다. "경기도의 저주에서 벗어날 방법은 오직 자차뿐."

버스는 끊기기 일쑤, 막차를 놓치면 새벽까지 대기. 그는 차를 사기 위해 고민하지만, 현실은 빡빡한 월급과 쌓이는 생활비. 그의 탈출 시도는 늘 무너진다.

미정은 경기도민이라는 이유만으로 연애도, 결혼도 멀어졌다고 느낀다. 그녀는 서울과의 물리적 거리를 이렇게 표현한다: "서울이 노른자면, 여긴 계란 흰자 같아요. 맛도 없고 존재감도 없어요."

그녀는 누군가를 만나고 싶지만, 자신을 가리키는 손가락이 없음을 느끼며 외로움에 갇힌다.

막내 기정은 회사 인기남인 박진우 이사에게 자신만 건너뛴 듯한 느낌에 분노한다. "왜 나만 건너뛰냐고! 나도 인간인데." 주변의 사랑과 관심은 늘 '나를 비껴간다'는 불공정함 속에서, 그녀는 씁쓸한 현실을 받아들인다.

미정은 같은 회사 동료들과 '해방 클럽'을 결성한다. 규칙은 단 하나: 무엇이든 자신을 가두고 있는 것에서 해방되자.

"어디에 갇혔는진 모르겠지만, 꼭 갇힌 거 같아요." 이 모임은 자조와 현실 탈출의 절충점이자, 각자가 조금씩 감정을 표현하는 시작이 된다.

마을에 묘한 분위기의 남자, 구씨가 나타난다. 말수 없고 무표정하지만, 미정은 그에게 끌린다. 그녀는 말한다: "술 말고 할 일 줘요. 날 추앙해요."

추앙. 누구도 자신을 높여준 적 없던 미정이 처음으로 던지는 진심이다. 두 사람은 서로의 공허함을 채워가며 관계를 형성하고, 미정은 말한다: "추앙하다 보면 다른 사람도 생길 거예요."

『해방일지』는 단순한 드라마가 아니다. 현실에 찌든 평범한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내일을 갈망하며 버텨내는 이야기다. 우리가 무심히 지나친 순간들이, 이들의 대사와 표정에서 다시 되살아난다.